인플레이션에 대한 오해, 통화팽창과 에너지 경색
인플레이션은 철저히 통화적인 현상일까요? 에너지 경색으로 인해 진짜 물가가 비싸진 것인지, 순수 통화 팽창으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발생한 것인지 구분하여 대처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파이낸셜타임즈 수석 칼럼니스트 팀 하포드(Tim Harford)의 의견을 살펴보겠습니다.
<인플레이션이란 무엇인가>
[인플레이션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대답은 분명합니다. 어떤 것이 비싸지면 그게 인플레이션이며, 좋지 못한(bad) 것이죠. 하지만, Milton Friedman은 인플레이션을 “점진적(steady)이고 지속적(sustained)인 가격의 상승”으로 묘사함과 동시에, “언제 어디서나 통화적인 현상”으로 덧붙인 바 있는데, 파이낸셜타임즈 수석 칼럼니스트 팀 하포드(Tim Harford)는 이 둘에 대한 구분이 필요함을 제언합니다.
<인플레이션과 에너지 경색의 구분>
인플레이션의 세상에서는 너무나 많은 돈이 산재해 있는데, 이에 따른 주요 리스크는 인플레이션이 영속하게 되며, 그 해결에 대한 책임이 중앙은행에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에너지 경색(crunch)의 세상에서는 그 가격의 상승이 (Friedman의 묘사와는 다르게) “점진적”이지 않으며, 만연(widespread)하지도 않고, “지속적”이지도 않습니다. 에너지 쇼크의 영속 리스크는 제한적인 것입니다. 또한, 인플레이션의 세상에서는 가격표가 계속 바뀌기 때문에 종종 비싼 것 마냥 간주되지만, 에너지 경색의 세상에서는 가격은 실제로 비싼 것이며, 이는 인플레이션이 아니라 오히려 인플레이션보다 더욱 나쁜 상황임을 의미합니다.
현실 세계에서는 이 둘을 구분하는 것이 난해하며, 상호 간의 혼선을 피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둘은 매우 다른 정책적 대응을 필요로 합니다. 인플레이션은 통화적인 현상이며, 이에 따라 통화적 대응이 요구됩니다. 반면, 에너지 경색에서의 가격 상승은 가계에 대한 지원이나, 새로운 공급 원천에 대한 모색이 요구됩니다.
단, 인플레이션과 에너지 경색으로 인해 실제 가격이 비싸진 것을 구분하는 것에 대한 혼선(confusion)은 어디에나 존재하며, 심지어는 미국의 Inflation Reduction Act에서도 그러한 예시가 목격됩니다. 제약 가격을 쥐어짜거나, 저탄소 에너지 원천에 tax credit을 부여하고, 조세를 정비하는 법안은 유망한 정책이지만, 이는 실물 경제 구조의 개선이지, 통화 긴축이 아닙니다. 마찬가지로, 이러한 혼선 또는 오해는 경쟁 정책(competition policy)이나 보편적 기본 소득(basic income)에서도 관찰되는데, 이에 대해 팀 하포드(Tim Harford)는 위 정책들은 모두 현실 세계의 가치에 근거할 뿐, 통화적 현상에 기반하지 않음을 바로잡으며, 인플레이션의 수준은 결국 중앙은행이 결정하는 것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국제금융동향'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세계 곡물 가격은 안정될 것인가 ? (0) | 2022.09.22 |
---|---|
엔저, 엔화약세 시대에 따른 일본 기업의 로봇 붐(boom) (1) | 2022.09.20 |
시장의 리셋에 따른 지속적인 충격 요법(둔감해지는 투자자들) (0) | 2022.09.19 |
인도네시아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서민 불만 고조, 데이터 보호법의 과도한 벌금 문제 (0) | 2022.09.15 |
BNPL(Buy Now Pay Later)의 의미와 동남아 시장의 BNPL사업 현황 (0) | 2022.09.14 |
댓글